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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착한 암'이라는 말의 잔인한 오해와 진실

by 더 웰니스 2025. 9. 20.

 

"갑상선암은 착한 암이잖아요?" 이 한마디가 암 환자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아시나요? 높은 생존율 뒤에 가려진 갑상선암의 진짜 얼굴, 그 오해와 진실을 지금부터 낱낱이 파헤쳐 드립니다.

주변에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그때마다 많은 사람이 위로랍시고 건네는 말이 있죠. "그래도 다행이다, 갑상선암은 착한 암이라잖아." 저 역시 암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에 덜컥 겁이 났다가도, '착한 암'이라는 말에 안도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말, 정말 괜찮은 걸까요? 오늘은 갑상선암을 겪는 환우들이 마주하는 현실을 통해 '착한 암'이라는 말이 얼마나 위험한 오해인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

 

'착한 암'이라는 별명, 왜 붙었을까요? 😇

갑상선암이 '착한 암'으로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통계적으로 매우 높은 5년 상대생존율 때문입니다. 다른 암에 비해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린 유두암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통계를 보면 그 수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암 종류 5년 상대생존율 (2016-2020년)
갑상선암 100.0%
위암 78.0%
대장암 74.3%
폐암 36.8%

이처럼 압도적으로 높은 생존율 때문에 '가벼운 암', '쉽게 낫는 암'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입니다. 하지만 생존율이라는 숫자 뒤에는 환자들이 겪는 수많은 고통과 어려움이 숨겨져 있습니다.

 

착한 암의 두 얼굴, 모든 갑상선암은 같지 않아요 👺

가장 큰 오해는 모든 갑상선암이 '착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갑상선암은 종류에 따라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대부분은 예후가 좋은 '유두암'이나 '여포암'이지만, 일부는 매우 공격적이고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 갑상선암의 종류
  • 분화갑상선암 (유두암, 여포암): 전체의 95% 이상을 차지하며, 성장 속도가 느리고 예후가 좋습니다.
  • 수질암: 약 1~2%를 차지하며, 유전적 요인이 큰 암입니다. 분화암보다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 역형성암(미분화암): 매우 드물지만, 가장 치명적인 갑상선암입니다.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치료가 어려워 진단 후 수개월 내에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 주의하세요!
'착한 암'이라는 말은 역형성암처럼 예후가 매우 나쁜 암과 싸우는 환자들에게는 더 큰 절망감을 줄 수 있습니다. 암의 종류와 환자의 상태는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착하지 않은' 치료 과정과 평생의 숙제 💊

갑상선암의 주된 치료는 수술입니다. 갑상선을 전부 또는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은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목에 평생 남는 흉터는 물론, 수술 중 성대 신경이나 부갑상선이 손상될 위험도 있습니다.

만약 부갑상선 기능이 손상되면 혈중 칼슘 농도 조절에 문제가 생겨 평생 칼슘과 비타민D를 복용해야 하고, 목소리가 쉬거나 나오지 않는 불편을 겪기도 합니다. 저 역시 수술 후 한동안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힘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 평생의 동반자, 갑상선호르몬제
갑상선 전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몸에서 더 이상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평생 매일 아침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이 약은 단순히 호르몬을 보충하는 것을 넘어, 재발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도 합니다. 약을 거르거나 용량이 맞지 않으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항진증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수술 후에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기도 합니다. 몸에 남은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한 치료인데, 치료 기간 동안 방사선 때문에 격리되어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외로움과 구강 건조, 미각 변화 같은 부작용을 견뎌내야 합니다.

 

재발과 전이의 공포, 끝나지 않은 싸움 😟

갑상선암은 '거북이 암'이라고 불릴 만큼 느리지만, 림프절, 폐, 뼈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 있으며, 10년, 20년이 지난 후에도 재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가 끝난 후에도 평생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하며 마음을 졸여야 합니다.

하지만 환자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어쩌면 심리적인 고통일지 모릅니다. '착한 암'이라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암 환자로서 겪는 불안과 고통을 온전히 드러내기 어렵습니다. "그만하면 다행이지"라는 말에 아픔을 속으로 삼키고, 씩씩한 척해야 하는 심리적 압박감은 환자들을 더욱 외롭게 만듭니다.

💡

'착한 암'이라는 오해 깨부수기

오해 1: 모든 갑상선암은 착하다?진실: 드물지만 치명적인 '역형성암'도 있습니다.
오해 2: 치료가 간단하다?진실: 수술 부작용, 평생 약 복용, 방사선 치료 등 힘든 과정을 거칩니다.
오해 3: 완치되면 끝이다?진실: 평생 재발과 전이의 공포 속에서 추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오해 4: 환자가 힘들지 않다?진실: 신체적 고통은 물론, '착한 암'이라는 말로 인한 심리적 고통이 매우 큽니다.

자주 묻는 질문 ❓

Q: 갑상선암 수술하면 정말 평생 약을 먹어야 하나요?
A: 네, 갑상선을 모두 제거한 전절제술의 경우 우리 몸에 필수적인 갑상선 호르몬이 생성되지 않으므로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반절제술의 경우 남은 갑상선 기능에 따라 약을 먹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정기적인 검사는 필수입니다.
Q: 갑상선암은 유전되나요?
A: 대부분의 갑상선암(유두암, 여포암)은 유전과 관련이 적습니다. 하지만 '수질암'의 경우 약 25%가 유전성으로 발생하므로, 가족력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하여 유전자 검사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Q: '착한 암'이라는 말을 들으면 환자들은 어떤 기분인가요?
A: 많은 환우들이 자신의 고통과 불안감이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암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겪는 힘든 여정을 가볍게 여기는 말로 들려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힘들었겠다", "고생 많았다" 와 같은 공감의 말이 더 큰 위로가 됩니다.

암은 그 이름만으로도 환자와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질병입니다. 어떤 암도 '착한 암'일 수는 없습니다. 혹시 주변에 갑상선암으로 힘들어하는 분이 있다면, '착한 암'이라는 섣부른 위로 대신, 그저 그 힘든 과정을 묵묵히 견뎌내고 있음을 인정해주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은 어떨까요? 😊